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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산사를 걷고 나면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 있습니다. 속이 텅 비는 그 허기 말입니다. 공주 마곡사를 천천히 돌고 나왔을 때 저도 딱 그 상태였는데, 식당 골목에서 흘러나온 고소한 전 부치는 냄새에 발이 저절로 멈췄습니다. 3대에 걸쳐 60년 넘게 이어온 손맛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들어간 그 집, 생각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 한 끼였습니다.

 

23첩 나물밥상

 

봄나들이와 함께 찾은 60년 손맛의 배경

공주 태화산 자락에 자리한 마곡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절 주변으로는 백범 명상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는 구한말 김구 선생이 일제의 탄압을 피해 이곳에 은거하며 후일을 도모한 역사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제가 직접 걸어봤는데 산사 특유의 고요함이 생각보다 깊이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마곡사 초입의 식당 골목은 절을 찾는 방문객과 등산객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자리입니다. 공영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어 차를 대기도 편했고, 평일임에도 골목 안은 꽤 붐비는 편이었습니다. 전통 산채 음식을 중심으로 하는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데, 그중 한 곳이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이 집입니다.

1대 창업자인 할머니가 1960년대 포장도 안 된 비포장 길 위에서 초롱불을 켜놓고 시작한 작은 밥집이 출발점이었다고 합니다. 그 시절에는 가스도 없어 장작불로 밥을 하고 곤로에 찌개를 끓였다고 하니, 지금의 반듯한 식당 공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입니다. 그 손맛이 딸을 거쳐 지금은 손녀딸까지 함께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홀 안쪽에 세 세대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더덕구이 정식 23첩, 무엇이 진짜 실력인가

메뉴는 크게 더덕구이 정식, 산채 정식, 표고 찌개 정식으로 나뉩니다. 밑반찬은 공통이고 메인 찌개 또는 구이가 달라지는 구성입니다. 저는 더덕구이 정식 2인분을 주문했는데, 상이 차려지는 데만 몇 분이 걸렸습니다. 정확히 23첩이었습니다.

이 집의 핵심은 나물 하나하나의 완성도입니다. 산채 나물(山菜 나물)이란 산에서 자생하거나 재배한 식물의 잎·줄기·뿌리를 식재료로 사용하는 전통 한식 반찬입니다. 쉽게 말해 자연에서 온 재료를 최소한의 가공으로 조리하는 방식인데, 이 집은 모든 나물을 직접 삶고 수십 번 헹궈 흙을 제거한 뒤 들기름, 들깨가루, 마늘, 파를 넣어 주물러 볶아냅니다. 제가 직접 먹어보니 나물마다 향이 제각각이면서도 고소한 들기름의 풍미가 은근하게 받쳐주는 구조였습니다.

된장찌개도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집된장(home-fermented doenjang)이란 시판 된장과 달리 집에서 직접 콩을 발효시켜 담근 전통 방식의 된장을 말합니다. 이 집은 매년 직접 담가 최소 3년, 길게는 8~9년 묵은 것을 순서대로 내놓는다고 합니다. 시중 된장에서 느껴지는 인공적인 단맛이 전혀 없고, 색이 짙고 쌉싸름하면서 깊은 감칠맛이 났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된장찌개에서 세월이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실감했습니다.

더덕구이는 특유의 쓴맛과 향을 양념이 적절히 잡아주면서 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었습니다. 더덕은 보통 밭에서 4~5년 이상 키운 것을 사용하며, 산더덕에 비해 굵고 식감이 좋습니다. 나물 종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맛있는 것은 아닌데, 이 집은 각 나물의 조리 완성도가 고른 편이었습니다.

이 집 밥상에서 확인한 핵심 포인트

  • 집된장: 매년 직접 담가 최소 3년, 최장 8~9년 묵은 것을 순서대로 사용
  • 산채 나물: 들기름·들깨가루·마늘·파로 버무려 볶는 전통 조리법
  • 더덕구이: 4~5년 이상 재배한 더덕을 양념해 구워 식감과 향을 살린 메인 메뉴
  • 23첩 반찬: 전량 직접 조리. 사 오는 반찬 없이 매일 새로 준비
  • 비빔 서비스: 무생채·상추·콩나물·참기름을 추가로 제공해 비빔밥으로도 즐길 수 있음

한 가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랜 전통만으로 음식의 맛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같은 레시피라도 그날의 재료 신선도와 조리 상태, 먹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 집의 강점은 반찬 수가 많다는 것이 아니라, 자극적인 양념을 절제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다는 점이었습니다. 나물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이 절제력이야말로 60년 내공의 진짜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더덕에는 사포닌(saponin)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사포닌이란 식물 세포에서 생성되는 생리활성 물질로, 면역 기능 강화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단순히 맛만이 아니라 건강 측면에서도 산채 밥상을 찾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마곡사 봄나들이에서 이 식당을 제대로 즐기는 법

마곡사 방문과 이 식당을 연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제 경험상 산책을 먼저 충분히 하고 식사를 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백범 명상길을 한 바퀴 돌고 나면 허기도 자연스럽게 생기고, 몸과 마음이 열린 상태에서 먹는 나물밥상의 감칠맛이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배부른 상태에서 들어가면 그 푸짐한 상차림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평일에도 단체 손님이 줄을 설 만큼 이 식당은 늘 붐빕니다. 점심 피크 시간인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1시 사이는 대기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오전 11시 이전이나 오후 1시 이후를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주차는 식당 바로 앞 넓은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음식을 즐기는 방식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집의 비빔 서비스를 꼭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무생채, 상추, 콩나물, 참기름이 서비스로 제공되는데, 여기에 23가지 나물을 기호에 맞게 골라 넣고 비비면 전혀 다른 밥 한 그릇이 완성됩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밥 한 공기로 부족해서 한 공기를 더 비웠을 정도였습니다. 소박하지만 자꾸 손이 가는 맛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식당을 음식만 놓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마곡사의 자연환경과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함께 경험할 때 비로소 온전한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마곡사 일대를 봄 여행 추천지로 꾸준히 소개하고 있으며, 백제 문화권을 아우르는 충남 공주 일대는 역사 여행과 자연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결국 이 밥상은 그 여행의 일부로 즐길 때 가장 빛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곡사 근처 식당이 맛있다는데, 줄 서야 하나요?

A. 평일에도 단체 손님이 자주 찾는 편이라 점심 피크 시간에는 대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오전 11시 이전이나 오후 1시 이후에 방문하면 비교적 여유 있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주차는 식당 앞 공영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Q. 더덕구이 정식이랑 산채 정식이랑 뭐가 다른 건가요?

A. 밑반찬과 된장찌개 구성은 동일하고, 더덕구이 정식에는 더덕구이와 집된장찌개가 함께 나옵니다. 산채 정식은 더덕구이 없이 찌개만 나오는 구성이고, 표고 찌개 정식은 찌개만 표고 찌개로 바뀝니다. 처음 방문이라면 더덕구이 정식을 선택하는 것이 이 집의 특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Q. 산채 나물이 건강에도 좋다고 하던데, 근거가 있나요?

A. 더덕의 경우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면역 기능과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특정 식품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감안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산채 나물 전반적으로는 가공이 적고 자극적인 양념을 줄인 조리법 덕분에 소화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Q. 마곡사 구경하고 밥 먹으면 하루 코스로 충분한가요?

A. 백범 명상길 포함 마곡사 전체를 천천히 돌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식사까지 합치면 반나절 코스로 충분하고, 여유가 있다면 공주 시내의 공산성이나 무령왕릉 쪽으로 이동해 하루를 채울 수 있습니다. 봄철에는 마곡사 주변 벚꽃과 신록이 함께 피어 당일치기 코스로도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60년 넘게 이어진 밥상이 특별한 이유는 화려함이 아닙니다. 제가 직접 먹어보니 이 집의 진짜 경쟁력은 재료를 줄이지 않고, 양념을 과하게 쓰지 않고, 매일 직접 준비한다는 그 단순한 원칙을 수십 년간 지켜온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23첩 나물밥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오랜 전통이 맛을 보증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그 전통이 왜 이어졌는지를 한 상 받아놓고 천천히 음미해보는 것이 더 재밌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마곡사의 봄 산책 후 허기진 배로 이 밥상을 마주하면, 그 답이 젓가락 끝에서 저절로 느껴질 겁니다. 공주 봄나들이 계획이 있다면, 마곡사 입구 식당 골목을 일정에 넣어두시길 추천합니다.

 

[출처] 60년 동안 인정받은 공주 골목의 맛집!

참고: https://chatgpt.com/c/6ac48e5c-b7ec-83ee-be9a-cdd8d9d3a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