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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차가 입에 맞지 않아도 쌍화차 카페를 즐길 수 있을까요? 정읍 쌍화차 거리에서 '쌍포카토'라는 메뉴를 처음 봤을 때 저도 같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쌍화차 특유의 진한 약재 향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분명 계실 텐데, 직접 먹어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정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 조합,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쌍화차 거리,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정읍 시내 한쪽에는 오래전부터 쌍화차 전문점들이 모여 있는 골목이 있습니다. 요즘 어딜 가도 비슷한 스페셜티 커피 카페들이 즐비한 것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은은하게 퍼지는 약재 향이 먼저 반깁니다. 이게 이 거리만의 고유한 정체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쌍화차(雙和茶)란, 숙지황·당귀·천궁·작약 등 여러 한방 약재를 달여 만든 전통 한방 음료입니다. 쉽게 말해 몸의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 마시던 보양차인데, 예로부터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쌍화차는 조선시대부터 서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음용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직접 걸어보니, 비슷해 보이는 가게들이 이어져 있어서 각각의 차이를 사전에 좀 더 알아보고 갔더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가게마다 사용하는 약재 배합이나 부재료 구성이 조금씩 달라, 방문 전에 리뷰를 꼼꼼히 확인하는 편이 더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통 한방 문화를 이렇게 한 거리에서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곳이 국내에 많지 않다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 쌍화차 거리 특유의 약재 향이 골목 초입부터 느껴짐
  • 비슷한 분위기의 가게가 모여 있어 사전 리뷰 확인 필수
  • 전통 한방 음료 문화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드문 거리
  • 젊은 취향을 반영한 창작 메뉴도 함께 운영하는 곳들이 있음

 

쌍포카토, 한 잔 안에서 맛이 계속 바뀌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메뉴는 '쌍포카토'였습니다. 아포카토(Affogato)란 이탈리아어로 '익사하다'라는 뜻인데, 뜨거운 에스프레소를 차가운 아이스크림 위에 부어 먹는 방식을 가리킵니다. 쌍포카토는 에스프레소 대신 쌍화차를 사용한 한국식 변형 아포카토라고 이해하면 정확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쌍화차의 쌉싸름하고 묵직한 약재 풍미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달콤하고 차가운 질감이 서로 충돌할 것 같았는데, 막상 먹어보니 두 가지가 서로의 강한 맛을 적당히 눌러주면서 부드럽게 어우러졌습니다. 쌍화차를 조금만 흘려도 되고 듬뿍 부어도 되는데, 저는 조금씩 더해가며 제 입맛에 맞는 배합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1인 1메뉴를 주문하면 가래떡, 조청, 누룽지, 오렌지 주스를 함께 내어줍니다. 사장님께서 누룽지를 아이스크림에 얹어 먹어보라고 권해주셨는데, 이 조합이 또 꽤 괜찮았습니다. 바삭한 누룽지의 구수함이 아이스크림과 섞이면서 예상보다 훨씬 잘 어울렸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소소한 사장님 팁이 오히려 메뉴의 완성도를 높여줄 때가 많더라고요.

쌍화차 특유의 한방 향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걱정은, 쌍포카토 앞에서는 거의 해소되는 편입니다. 아이스크림의 유지방 성분이 약재의 쓴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쌍화차가 처음인 분이라면 오히려 이 메뉴로 입문하는 것이 훨씬 진입 장벽이 낮을 것 같습니다.

 

 

내장산국립공원, 택시 한 번 잘못 내려도 후회 없었습니다

정읍에 왔다면 내장산국립공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내장산은 국립공원 중에서도 단풍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지만, 제가 방문한 날처럼 초록이 짙은 계절에도 충분히 그 매력이 살아 있었습니다. 솔직히 택시를 잘못 내려서 내장 야영장에 한참 머물게 됐는데, 그 덕분에 계획에 없던 숲길을 걷게 됐고 오히려 그 도로 풍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화정(羽化亭)은 내장산 입구 쪽 연못 위에 세워진 정자로, 국립공원 내 대표 포토존 중 하나입니다. 우화정이란 이름은 '새가 날개를 펼치듯 변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연못에 반영된 모습이 계절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정갈한 느낌이었습니다.

케이블카는 왕복 11,000원이며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합니다. 케이블카(Cable Car)란 와이어로프에 매달린 차량이 산을 오르내리는 교통수단으로, 걷기 어려운 구간을 빠르게 오를 수 있게 해줍니다. 상부 정류장에서 약 300m를 걸으면 전망대에 닿는데, 거기서 내려다본 우화정과 초록 숲의 파노라마가 케이블카 탑승 비용을 충분히 납득시켜 줬습니다. 출처: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내장산국립공원은 연간 방문객이 수백만 명에 달하는 국내 주요 탐방지입니다.

제 경우엔 전망대에서 내려올 때 뛰다시피 내려왔는데, 올라갈 때는 체면을 조금 차리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 짧은 거리에도 계속 달라지는 숲 사이 풍경이 있어 걷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여운의 마무리

정읍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그 틈 사이에서 예상 밖의 장면들이 자꾸 나타나는 여행지였습니다. 택시를 잘못 내려 걷게 된 야영장 도로도,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주문한 쌍포카토도, 결과적으로는 전부 남는 장면이 됐습니다. 특히 전통 한방 문화와 젊은 감각의 메뉴가 한 거리에 공존하는 쌍화차 거리는,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쌍화차가 익숙하지 않다면 쌍포카토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내장산국립공원은 단풍이 없는 계절이라도 우화정과 케이블카 전망대만으로 이미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정읍에서의 하루가 생각보다 알차게 채워질 것입니다.

 

[출처] 나혼자 정읍 여행 : 현지인 찐 맛집, 쌍화차+아이스크림(쌍포카토), 부침개 김밥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8IlaIgKrE7I